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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2012)

by yhzzang1 2025.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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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전쟁 이미지 사진
범죄와의전쟁

 

줄거리 – 나쁜놈들의 세상, 나는 어떻게든 살아야 했다

1982년, 대한민국.
정권은 군부가 장악하고 있고,
경제는 재벌과 고위 공무원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대.
모두가 줄을 대야 살아남는 세상,
그 속에서 ‘최익현(최민식)’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부산 세관 공무원이다.
지위는 낮고, 성격은 얄밉고, 인간관계는 번잡하지만
밑바닥에서도 뭔가 해먹을 수 있는 ‘촉’과 ‘입’은 가진 인물이다.
그는 말재주 하나로 온갖 인맥을 쌓고,
밀수된 외국 담배 한 보루쯤은 눈 감아주며
‘유도리 있게’ 세상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밀수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자신이 '조상님 덕에 검사 하나를 친척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을 이용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자신의 세상에서 ‘줄’의 힘을 실감한다.

이후 익현은 더 노골적으로 어둠의 세계에 뛰어든다.
그가 눈을 돌린 쪽은 부산 최대의 조직폭력배,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최형배(하정우)다.

형배는 날카롭고 냉철하며, 조직을 냉정하게 이끄는 젊은 보스.
익현은 그의 조직에 접근해 인맥, 줄, 권모술수를 바탕으로
조직의 ‘정치적 창구’ 역할을 맡게 된다.
다리 밑 소주 한 병으로 다듬어진 그들의 관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복잡해지고,
익현은 점차 범죄의 중심으로 빨려 들어간다.

한편, 정권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조폭과의 전쟁은 곧 사회적 청산 작업이 되었고,
그동안 줄을 대며 위로만 올라가던 익현은
순식간에 ‘나쁜놈들’의 표적이 된다.

자신을 버리려는 검찰,
자리를 지키려는 조직,
그리고 끝까지 살아남으려는 익현.

"나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나는 사업가예요."
이 말은 익현의 모든 것을 상징한다.
이 영화는 그렇게
한 시대, 한 인간의 초상, 그리고 권력의 민낯을 폭로하며
숨 막히는 정글 같은 1980년대를 그려낸다.

감상평 – 웃긴데 섬뜩하고, 익숙한데 불편하다

〈범죄와의 전쟁〉을 보면 기묘한 감정이 생긴다.
처음엔 너무 웃기다.
최민식이 그 특유의 얄밉고 능청스러운 톤으로
세상의 틈을 비집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실소가 절로 나온다.
"이 양반이 어찌 저리 살벌한 세계에서도 그렇게 처세술 하나로 살아남지?"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영화가 깊어질수록
그 웃음은 불편함으로 변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의 비겁함, 타협, 술수, 이중성
너무나 리얼하게 재현되기 때문이다.

최민식이 연기한 최익현은
그저 웃기고 찌질한 아저씨가 아니다.
그는 그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힘 있는 자에게 붙고, 약한 자에겐 군림하고,
제 잇속을 위해서라면 어떤 가치도 무너뜨리는’

바로 그 시대의 표본이다.

하정우가 연기한 최형배는
익현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냉정하고, 조용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그는 현대식 조폭의 전형이고,
이 영화가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중심축이다.

두 사람의 케미는 말 그대로 압도적이다.
하정우의 묵직한 정적 위에,
최민식의 수다스러운 생존 본능이 튀어나올 때
영화는 최고의 텐션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영화가 정말 대단한 건
그 캐릭터들이 ‘과장’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익현 같은 사람은 지금도 존재한다.
형배 같은 보스는 조직이 아니라 대기업에도 있다.
줄을 타고 올라가고, 위기 앞에서는 배신하고,
책임은 타인에게 미루는 사람들.

그래서 이 영화는 웃기지만,
웃고 나면 묘하게 씁쓸하다.
재밌는데, 마음 한쪽이 무거워진다.
어쩌면 그것이 바로
이 시대 한국 사회가 가진 정서의 일면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 – '재미'를 넘어 '의미'로 남는 한국 범죄 영화의 걸작

〈범죄와의 전쟁〉은 한국 범죄 영화에서 단연 손꼽히는 수작이다.
그 이유는 단순히 배우들의 연기나 스토리의 재미 때문만은 아니다.

이 영화는
하나의 시대를, 한 인물을 통해 너무도 정확하게 포착한다.

80~90년대 한국 사회는
줄 없으면 안 되고,
힘 있는 자만 살아남는 세상이었다.
그 안에서 ‘착하게’만 살던 사람들은
밀려나고 사라졌다.
그 시대를 살아남은 사람들은
타협하고, 굽히고, 웃으며 살아야 했다.

최익현은 바로 그 시대의 산물이다.
그는 ‘법’이 아닌 ‘인맥’으로,
‘능력’이 아닌 ‘관계’로 세상을 뚫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관객은 끊임없이 질문하게 된다.
"나는 과연 다르게 살 수 있었을까?"
"나는 그 세상에 있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이 영화는 그래서 도덕적 판단을 유보하게 만든다.
익현을 미워할 수 없고,
그의 선택이 틀렸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는 단지 ‘살아남으려 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 진실이 너무 씁쓸하고,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범죄와의 전쟁〉은
단순한 조폭 영화가 아니다.
권력과 인간 본성,
그리고 시대의 잔상을 날카롭게 파헤친
한국형 누아르의 정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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