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유리는 죽은 여동생 키코의 부고를 대신 전하기 위해, 중학교 동창회 같은 장례식에 참석한다.
그곳에서 유리는 오랜만에 동창들과 마주하고,
무심코, 자신이 죽은 키코라고 착각한 한 남자에게 편지를 받게 된다.
그 남자의 이름은 오토사카 쿄시로.
유리의 동창이자, 사실은 여동생 키코가 학창시절 사랑했던 남자였다.
쿄시로는 키코가 살아 돌아온 줄 알고,
자신의 책 속에서는 미처 말하지 못했던 진심을 한 글자씩 꺼낸다.
그 편지를 받은 유리는 키코의 이름으로 답장을 보내기 시작한다.
말하지 못했던 마음을,
살아 있는 자의 손으로,
죽은 자의 이름으로 전하는 편지들.
한편, 유리의 딸과 키코의 딸은 서로 다른 성격이지만 같은 상처를 공유하고 있다.
어머니가 남긴 흔적을 더듬으며,
그들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 키코와 유리, 쿄시로와 그들의 아이들…
모든 인물의 관계가 편지를 매개로 얽히고 풀리며
단지 한 사람의 죽음이 아닌,
시간 속에 묻힌 감정들이 하나씩 되살아나는 흐름으로 전개된다.
결국 유리는 쿄시로에게 키코의 마지막 마음을 대신 전한다.
그 편지는, 끝내 닿지 못했던 말이
뒤늦게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닿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감상평
『라스트 레터』는 그냥 슬픈 영화가 아니다.
이건 우리가 꺼내지 못하고 삼켜온 말들에 대한 이야기다.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잖아.
그때 그 말만 했더라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순간.
그 사람이 떠나버린 후에야,
내 마음 깊숙한 곳에 가만히 남아버린 말 하나.
이 영화는 그 말을 ‘편지’라는 형태로 다시 꺼내 보여준다.
눈물로 적은 말,
사랑이라 부르기엔 늦어버린 말,
그리고 한 사람을 살릴 수도 있었을 진심.
영화 속 편지는 종이 위에 있지만,
사실은 우리 마음속에도 말하지 못한 편지 한 장씩은
남아 있을 거야.
추천하는 이유
- 누구나 지나간 사랑, 친구, 가족, 혹은 말하지 못한 감정이 있을 거야.
- 이 영화는 그 감정을 억지 감정선 없이, 섬세하고 조용하게 건드려.
- 영상미가 예술이야.
노을, 바람, 하늘, 한적한 거리…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기억 속 풍경처럼 느껴져.
마무리 글
‘말하지 못한 마음’은 결국 어디로 가는 걸까.
잊힌 걸까, 아니면
누군가의 마음속 어딘가에 아직 남아 있을까.
『라스트 레터』는 그런 질문을 조용히 던지는 영화다.
지금 이 순간,
형이 혹시 누구에게 전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이 영화를 꼭 보길 바란다.
그리고 마음속 편지 한 장,
그 사람에게는 못 보내더라도
형 자신에게라도 써봐.
그게 마음을 살릴 수도 있으니까.